맞벌이를 하던 손병국(38)·신정민(32)씨 부부는 계속되는 불경기로 신분이 불안한 월급쟁이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올해 초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처음엔 우동이나 한식점을 마음에 뒀지만 시장조사 결과 경쟁이 심한데다 실패하는 집도 적지 않았다.
손씨 부부는 실패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식업을 하더라도 단일 업종보다는 두가지 아이템을 한꺼번에 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손사장은 피자와 치킨을 세트판매하면서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피자나라 치킨공주’를 골랐다. 또 배달 전문이라면 가게에 대한 임대료나 권리금 부담이 적어 소자본으로도 가능해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여겼다.
“피자와 치킨은 이미 시장 포화상태입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만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품목이라는 뜻이지요. 차별화된 서비스와 맛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투자비가 많이 드는 사업은 경기에 따라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더욱이 불경기다. 손씨는 이에 따라 창업비를 적게 들이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1만원짜리 배달음식이라는 점에서 사업성에 의구심을 가졌다. 하지만 피자와 치킨에 콜라까지 합쳐 1만원에 제공한다는 게 불황기에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강행했다. ‘1만원짜리’라는데 반신반의하던 고객들은 한번 주문한 뒤에는 평가를 달리했다. 자녀가 둘 이상 있는 가정이나 가족의 식성이 서로 다를 때 피자와 치킨을 따로 시킬 필요가 없어 즐겨 찾았다.
배달만을 전문으로 해 인테리어나 매장 관리에는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러나 매출을 올리려면 홍보에 치중해야 한다. 여기에 전단지는 매출 증대의 절대적인 홍보 수단이다. 손사장은 다른 업체들과 ‘윈-윈’(win-win)전략을 꾀했다. 각기 다른 아이템을 가진 주변의 배달 전문 업소들과 협력, 책받침 형태의 홍보물을 제작해 점포별로 영역을 나눠 책임지고 배포했다.
홍보 덕분인지 1일 평균 판매량이 40세트에서 55세트 이상으로 40% 정도 늘었다. 손씨는 “따로 홍보할 때보다 비용은 적게 든 반면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면서 “홍보에서도 협력의 중요성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의 080-777-9909
〈최효찬기자〉